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외국인근로자고용제한처분의 위법성을 인정한 사안
사건번호 : 부산지법 2022구합21963, 선고일자 : 2023-01-20
【요 지】 원고가 외국인고용법상 특례고용확인을 받지 아니한 채 외국인 근로자 1명을 고용하였다는 이유로 피고가 한 고용제한기간 처분에 대하여, 위 처분은 침익적 행정처분임에도 그 처분에 앞서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 기회부여가 이루어지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는 이유로 위 처분을 위법하다고 보아 취소한 사안
【이 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전문건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생활형 숙박시설 건설현장에서 2020.7.6.부터 2020.7.9.까지 4일간 특례고용가능확인을 받지 아니한 채 외국인근로자 1명을 고용하였다. 나. 피고는 2022.5.4. 원고에게 ‘특례고용가능확인서 없이 특례 외국인(H-2 비자 소지자) 고용’이라는 사유로 구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2022.6.10. 법률 제189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외국인고용법’이라 한다) 제20조제1항제1호에 따라 고용제한기간을 ‘통지일로부터 2023.7.8.까지’로 정하여 외국인근로자의 고용을 제한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2. 처분의 적법 여부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다. 절차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1)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 기회 미보장 주장 가) 관련 법리 행정절차법 제21조제1항, 제4항, 제22조제1항 내지 제4항에 의하면,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미리 처분하고자 하는 원인이 되는 사실과 처분의 내용 및 법적 근거, 이에 대하여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는 뜻과 의견을 제출하지 아니하는 경우의 처리방법 등의 사항을 당사자 등에게 통지하여야 하고, 다른 법령 등에서 필요적으로 청문을 실시하거나 공청회를 개최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도 당사자 등에게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하되, 당해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등에는 처분의 사전통지나 의견청취를 하지 아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행정청이 침해적 행정처분을 함에 있어서 당사자에게 위와 같은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아니하였다면 사전통지를 하지 않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아니하여도 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한 그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를 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0.11.14. 선고 99두5870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여기에서 ‘의견청취가 현저히 곤란하거나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해당 행정처분의 성질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대법원 2001.4.13. 선고 2000두3337 판결 참조), 처분상대방이 이미 행정청에게 위반사실을 시인하였다거나 처분의 사전통지 이전에 의견을 진술할 기회가 있었다는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0.11.14. 선고 99두5870 판결, 위 대법원 2011두30687 판결, 대법원 2016.10.27. 선고 2016두41811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이 사건 처분은 침해적 행정처분인 외국인근로자 고용제한 처분이므로, 피고는 행정절차법 제21조제1항, 제22조제1항 내지 제3항에 따라 원고에게 미리 사전통지를 하고 의견제출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하며,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 있어서 그 처분의 적법성에 대한 입증책임은 행정청인 피고에게 있다. 그런데, 갑 제7, 8, 17 내지 21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증인 E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에 대해 이 사건 처분에 앞서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 기회부여가 이루어지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는 이 사건 처분에 앞서 2022.3.17. 원고의 현장사무실(주소: 부산 해운대구, 이하 ‘이 사건 현장사무실’이라 한다)을 주소지로 하여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 안내서’, ‘처분사전통지서(의견제출 통지)’, ‘고용허가 제한 및 과태료부과에 대한 의견제출서’를 G 등기로 발송하였다. G 등기우편 정보에 따르면 위 등기우편물은 2022.3.21. ‘회사동료 H’에게 배달된 것으로 나타난다. ② 그런데, 위 등기우편물을 배달하였던 우체부 E이 배달완료일인 2022.3.21. 이 사건 현장사무실 문 앞에서 초인종을 눌렀다가 등기우편물을 전달하지 않은 채 다시 되돌아가는 장면이 오피스텔 복도 CCTV 영상에 찍혀 있고, 위 E은 이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이 사건 현장사무실에 사람이 없어서 등기우편물은 1층 우편함에 넣어두고 원고 직원 “H”가 수령한 것으로 (허위)기재하였다. 이 사건 현장사무실로 등기우편물이 자주 오길래 이번 등기우편물도 빨리 전달이 되어야 할 것 같았고, 우편함에만 넣어두어도 전달이 될 것이라 생각하여 위와 같이 행동하였으며, 누군가로부터 부탁받은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한편, 이 사건 현장사무실의 원고측 업무담당자 이름은 “J”이고 위 등기우편물에 표기된 이름 “H”와 일치하지도 않으며, 이 사건 현장사무실에서 근무하던 직원 중 “H”라는 직원은 없었다. 또한, 원고의 이 사건 현장사무실도 2022.3.12.경에는 철수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실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발송한 이 사건 처분의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에 관한 문서들은 원고가 수령하지 못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만약 피고 주장과 같이 피고가 사전통지서 등을 발송하였다거나 우편물이 배달완료 처리되었다는 사실만으로 행정절차법상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의 기회를 부여하였다고 해석하는 것은 당사자의 사전통지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사실상 박탈하는 결과가 된다]. ③ 한편 피고는, 원고가 과태료를 자진 납부한 사실에 비추어 원고가 사전통지서를 전달받아 이 사건 처분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사전통지 등과 관련한 위법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그런데, 원고가 2022.4.5. 이 사건 처분과 함께 부과될 예정이었던 과태료 100만 원과 관련하여 20%가 감면된 80만 원을 자진납부하였던 사실은 인정되나, 위 과태료를 납부한 경위(피고 소속 담당자가 2022.4.1. 원고의 경영지원팀으로 ‘과태료가 부과될 예정이고, 자진납부시 감면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전했고, 원고의 경영지원팀은 J 차장에게 이를 알렸다. 위 J 차장은 피고 소속 담당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과태료 고지서를 팩스로 보내달라는 요청을 하였으며, 이에 피고 소속 담당자가 과태료 고지서를 팩스로 발송하였다)나 과태료를 납부하고 난 후 이 사건 처분 및 그에 관한 과태료 부과처분에 대해 다투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사전통지를 하지 않거나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지 아니하여도 되는 예외적인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나아가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처분 관련 사전통지가 행정절차법 제21조제4항, 제5항, 행정절차법 시행령 제13조 각 호에서 정하고 있는 사전 통지를 하지 아니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피고의 주장·입증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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